I saw the light on the night that I passed by her window 그날 밤 그녀의 집 창가를 지나다 불빛을 봤어요. I saw the flickering shadows of love on her blind 블라인드에 비쳐 흔들리는 사랑의 그림자를 봤지요. She was my woman 그이는 내 여자였는데
As she deceived me I watched and went out of my mind 그 여자가 날 속이는 걸 바라보면서 정신이 나가 버렸답니다. My, my, my, Delilah 나의, 나의, 나의 딜라일라 Why, why, why, Delilah 왜, 왜, 왜, 딜라일라 I could see that girl was no good for me 내게 그 여자는 좋은 사람이 못 된다는 걸 알 수 있었지만, But I was lost like a slave that no man could free 하지만 그 누구도 해방시키지 못할 노예처럼 나는 정신이 팔려 있었네요.
At break of day when that man drove away, I was waiting 동이 틀 때 그 남자가 차를 몰고 가버렸고, 난 기다리고 있었지요. I cross the street to her house and she opened the door 길을 건너 그 여자의 집으로 가니, 그녀가 문을 열어 주었어요. She stood there laughing 그 여자는 웃으며 거기 서 있었답니다. I felt the knife in my hand and she laughed no more 내 손에 칼이 느껴졌고, 그녀는 더 이상 웃지 않았어요. My, my, my Delilah 나의, 나의, 나의 딜라일라 Why, why, why, Delilah 왜, 왜, 왜, 딜라일라 So before they come to break down the door 사람들이 문을 부수러 오기 전에 Forgive me Delilah I just couldn't take any more 용서해 딜라일라, 더 이상 참을 수가 없었어.
Banks of the Ohio에서는 여자가 칼 들고 설치더니, 이번엔 남자가 .... 이 노래는 톰 존스가 1968년에 발표한 곡입니다. 영국 싱글 차트 2위까지 올라갔었다고 합니다. 이 노래는 배신한 여인에게 갖는 남자의 질투에 관한 노래죠. 노랫말에서 보듯 사랑했던 여인이 다른 사람과 함께 있는 걸 본 남자가 질투심에 불타서 응징한다는 노래입니다.
Banks of the Ohio에서는 한 여인이 변심한 남자를 깔끔(?)하게 처리하는데 비해 이 노래에서는 정확하게 상황 파악할 단서가 없어 보입니다. 그녀가 웃지 않았다는 것이 놀라서 그랬는지, 아니면.... 또 용서하라는 말이 일을 저질러서인지, 아니면 사람들이 몰려오는 바람에 미수에 그치며 한 말인지 저는 알 수 없지만, 한가지 확실한 것은 여자의 恨은 한여름에도 서리를 날리지만, 남자들의 恨은 동서양을 막론하고 개털이라는 사실입니다
그냥 발칙하고도 엉뚱한 생각을 한다면, 이 노래는 톰 존스가 1966년에 리메이크하여 영국 싱글차트 1위에 올랐던 - 사형수가 그리운 고향의 푸른 잔디 꿈을 꾼다는 Green, Green Grass of Home의 속편은 아닌가 하는 말도 안 되는, 그런 망상에 빠져보기도 합니다만....
Delilah cutting Samson's hair, c. 1460 이 노래의 제목 Delilah(딜라일라)는 우리가 잘 아는 구약성서 사사기 (판관기) 13장부터 16장에 나오는 그 유명한 영웅 설화 "삼손과 들릴라"의 여자 주인공 들릴라의 영어 음역입니다. (우리말 표준은 델릴라이고요.) 들릴라는 돈에 매수되어 삼손이 가진 가공할 힘의 비밀이 머리카락에 있다는 사실을 알아내서 머리카락을 잘라내고, 이로 말미암아 평범한 인간이 된 삼손은 적에게 붙잡혀 눈이 뽑히고 재주까지 부려야 하는 등, 온갖 수모를 겪다, 결국 적들과 함께 장렬한 최후를 맞게 됩니다. 이 "들릴라"라는 여성은 남성을 유혹해 파멸에 이르게 하는 femme fatale (팜므 파탈, 요부) 의 원조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이 노랫말의 제목에는 다음과 같은 뒷이야기가 있습니다. 이 노랫말의 작사가 배리 메이슨 (Barry Mason)이 열다섯 살이었을 때, 여행을 갔는데 그곳에서 딜리아(Delia)란 이름의 여학생을 만났다고 합니다. 처음 만난 순간 메이슨은 사랑에 빠졌고 딜리아도 자신을 굉장히 좋아하는 줄 알았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그녀에겐 이미 남자 친구가 있었다고 합니다.
이른바, 첫사랑 소녀에게 처음 당한 배신의 충격은 이만저만이 아니었다고 합니다. 배리 메이슨은 이 첫사랑 딜리아와 그때의 충격을 생각하며 이 노랫말을 썼다고 말했습니다. 그런데 그 가사의 제목으로 딜리아라는 이름을 직접 언급하기가 적절치 않다고 생각하던 차에, 위에 언급한 ‘삼손과 델릴라’ 얘기의 딜라일라란 이름이 노래 제목에 더 잘 어울린다고 생각해 그렇게 바꿨다고 합니다.
톰 존스는 오래된 팝 팬은 말할 것도 없고 팝송을 좀 듣는다는 사람들에게는 두말하면 숨 가쁠 정도로 유명한 가수입니다. 톰 존스가 데뷔할 당시 미국에는 세상을 뒤바꾼 "로큰롤의 제왕" 엘비스 프레슬리가 타의 추종을 허락하지 않을 인기를 얻고 있었지만, 그의 인기에 필적할만한 가수는 오직 톰 존스 외에는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라 말해도 과언은 아닐 것입니다
데뷔가 엘비스보다 10년 정도 뒤진다는 사실을 고려한다면, 그가 미국에서 거둔 성공은 참으로 엄청난 것일 테지요. (물론 영국의 미국 침공(British Invasion)에는 비틀즈를 비롯하여 롤링스톤즈, 더 무디 블루스, 더 후, 더 킹크스, 데이브 클럭 파이브 등이 있었지만, 이들은 그룹 사운드였죠.)
위키백과는 "Jones' bluesy singing style developed out of the sound of American soul music. His early influences included blues and R&B singers Little Richard, Solomon Burke, Jackie Wilson and Brook Benton, as well as Elvis Presley, whom Jones idolised and with whom he would later become good friends. ( 미국식 소울 방식에서 나온 블루스적 창법을 개발하여, 초창기에는 리틀 리처드, 솔로몬 버크, 재키 윌슨, 브룩 벤턴, 그리고 엘비스 프레슬리 등의 영향을 받은 R&B와 블루스 음악을 선보였다. 엘비스 프레슬리와는 후에 절친한 친구가 되기도 했다.)" 라고 말하지만,
그의 성공에는 허스키한듯하면서도 하이톤으로, 클래식에서 말하는 벨칸토 창법을 연상케 하는, 맑고 우렁차며 힘차게 뿜어나오는 열정적인 가창력에 있다고 하겠지요. (근래의 공연 실황을 보면 우리 나이로 76세인 나이 탓인지 하이톤은 거의 없는 중후한 중 저음으로 변하였지만, 예의 그 역동적인 목소리는 여전하더군요.)
영국 대중 음악사에 괄목할 영향을 미친 공로로 1999년 대영 제국 훈장 4등급(OBE)을 받았고, 2006년 3월에는 영국의 엘리자베스 여왕으로부터 기사 작위(Knight Bachelor)를 받았습니다.
톰 존스의 이 딜라일라를 미8군과 세시봉에서 아르바이트로 노래하던 조영남이 1970년에 녹음하여 커다란 성공을 거뒀고 이로 말미암아 조영남은 정식으로 가요계에 데뷔하게 되며 더불어 "한국의 톰 존스"라는 별명도 얻게 됩니다.
듣는 것처럼, 조영남은 1절은 원곡 가사 그대로 불렀고 2절은 우리말로 불렀지만, 원곡 가사를 거의 직역한 수준이었습니다.
당시 우리나라에서도 미군과 AFKN (뒷날 AFN) 등에 의해 톰 존스의 딜라일라가 소개되어 크게 유행하고 있었기에 웬만한 가수가 불렀다면, 아마 원곡에 묻혔을 가능성이 컸겠지만, 음대 성악과 출신으로 톰 존스에 뒤지지 않을 탄탄한 가창력을 지닌 조영남이었기에 가능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가끔 해봅니다.
한 가지 재미있는 점은 톰 존스의 경력에 보면 가수, 배우, 화가라고 되어 있던데, 조영남도 단역으로 영화나 드라마에 출연했던 적이 있다고 하니 우연한 일치치고는 꽤 흥미롭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