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 이야기/좋아하는 시

눈 내리는 날의 연가 - 김광련

elohim 2015. 1. 7. 23:52


                         눈 내리는 날의 연가
              
                                                    김광련 
      
                        눈 내리는 날이면
                        우연히 그대를 만날 것 같아
                        설레는 맘으로 길을 나서봅니다
      
                        첫 눈 내리던 날
                        영화 속 주인공들처럼
                        하얀 눈 꽃송이 받아들며
                        사랑을 속삭이며 
                        영원을 약속하던 그대여
      
                        차곡차곡 쌓인 그리움은 
                        떨어지는 눈송이만큼 가득하고
                        전선을 타고 흐르던 
                        따스하던 음성, 정겨운 그 눈빛
                        아직 귓가에 맴돌고 있는데
                        그대는 아니 오고 칼바람만이
                        이 내 가슴 속 헤집고 다닙니다.
      
                        오늘도 잿빛 하늘만 쳐다보며
                        눈 내리기를 기다리듯
                        하염없이 그대를 기다리며 
                        앙상한 겨울나무처럼 서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