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lp me make it through the night -The Highwaymen 그리고 밴드 부활
elohim
2015. 3. 10. 23:00
Help me make it through the night -The Highwaymen 밴드 부활
곰곰이 생각해 보면 텔레비전과 거리가 멀어진 것은 아주 오래전부터인듯합니다.
선뜻 인정하고 싶지 않지만.... 그 이유는 마눌과의 채널 선택 타이틀 매치에 패하여 TV의 변방으로
밀려나면서 시작된 일이었겠다 싶습니다.
여자들이란 드라마나 연예계 소식이나 전하는 - 전혀 배울 것 없는
프로에 빠지는지 모르겠다는 푸념을 섞어가며 비아냥거려도 TV에서 뭘 배우고 싶지는 않다며 전혀 요지부동이더이다.
그저 요즘은 늦은 밤 마눌님의 모든 TV 시청이 끝나고 쥐어주는 리모컨으로 누라이님 주무시는데 방해 안 되게 볼륨을 최저로 해서
EPL이나 분데스리가 축구나 볼 수 있으면, 그나마 하해와 같은 은혜에 감읍하며 감사히 살아가는 것이 일상이 된듯합니다.
아마 이런 모습은 저만의 일이기를 간절히 기원하는 마음일 뿐입니다.
그런 와중, 지지난 주 토요일에 누라이와 함께 "불후의 명곡"이라는 음악방송을 보게 되었지요.
요즘 음악엔 별 관심이 없어 내키지는 않았지만, 뜬금없이 누라이가 같이 보자고 권하기는 생전 처음이기도 하고, 그러다 보니
"뭔데?" 하는 은근한 호기심이 발동하기도 하여, 자기가 매주 보는 재미있는 프로이고 작년에는 네가 좋아하는 트윈 폴리오도 나왔네
어쩌네 하는 친절한 부연 설명은 듣는 둥 마는 둥 말 값이라도 쳐주자는 의미에서 같이 보게 되었지요.
하여, 아무 생각 없이 보는데, 생각과 달리 요즘 음악이 아니고 가요계 레전드급 가수들의 노래를 후배 가수들이 부르는 형태인데, 그날은
김수희 씨를 전설로 초청하여 그녀의 노래를 편곡하여 치열한 겨루기를 했습니다.
그 출연 가수들 중 "부활"이라는 록밴드가 있었습니다. 보컬을 제외한 나머지 멤버들의 면면을 보니
써금써금(?)한 모습들이 년식이 꽤 되어 보였습니다.
집사람과 아이들에게 물으니 록에는 별 관심이 없어서 잘 모르지만 오래된 그룹이라고 하더군요. 그래서 구글링으로 알아보니 역시 외모처럼
대략 30년 차에 접어드는 오래된 그룹이었지요.
그런데 그들의 음악 두어 곡을 듣다 바로 이 "사랑해서 사랑해서"라는 노래에 주목하게 되었지요. 김수희
편에 나온 보컬과는 다른 보컬이 부르는 곡인데, 둘 다 훌륭한 보컬이지만, 왠지 "사랑해서 사랑해서"를 부르는 보컬이 약간 "겉멋이 들었나?"
하는 느낌을 받았기는 했지요.
물론 그 때문에 신경이 쓰인 것은 아니고, 다른 뭔가가 연상되는 - 그 노래의 멜로디가 아주 귀에 익숙하였지만, 도대체 무슨 이유로
그런 느낌을 받는지 도통 알 수 없었지요.
분명히 처음 듣는 노래인데 도입부의 가사만 알면 바로 따라 부를 수 있을 정도로 아주 익숙한 그런 멜로디였습니다.
한참을 생각하다 뭐 이런 일로 골치 아프게 할 일 있나 싶어 생각하기를 그만두었습니다.
그런데 사람의 기억이란 매우 묘한 구석이 있는 모양입니다.
전혀 상관없는 상황에서 갑자기 오래된 기억이 깨져나오니 말입니다.
불후의 명곡과 부활의 노래를 들은 지 10일 정도 지난 오늘 새벽, 영국 FA컵 8강전인 맨유 - 아스널의 축구 게임을 보는데, 맨유 발렌시아의
백 패스 실수로 웰백에게 한 골을 헌납하더니 뒤이어 앙헬 디 마리아의 퇴장으로 결국, 맨유는 아스널에 졌지요.
그런데, "아~~ 맨유가 깨졌네!" 하는 생각과 더불어 그 귀에 익었다고 생각했던 멜로디에 대한 기억이 깨져 나왔지요. 참으로 인간의 기억이란.... .
바로 The Highwaymen의 Help me make it through the night이라는 노래였죠.
부활의 노래에서 The Highwaymen의 전주가 연상되었지만, 워낙 오래된 기억이라 그날엔 전혀
생각해 내지 못했던 - 머리가 아주 돌덩어리라는 사실을 새삼 다시 깨닫는 슬픈 시간이었지요.
돌덩어리라는 자학에서 벗어나기 위해 자기변명을 한다면..... .
원래 이 노래는 Kris Kristofferson이 1970년에 작곡하여 Kristofferson이라는 이름의 앨범에 발표한 Country music으로, 이듬해인 1971년
Elvis Presley를 필두로 Joan Baez, Bryan Ferry가 불렀고, Jerry Lee Lewis가 블루스로 편곡 발표했으며, Sammi Smith의 이 노래가
가장 성공적이고 제일 잘 알려진 버전이라고 Wikipedia는 말합니다.
그외에도 Gladys Knight & the Pips, Olivia Newton-John, Andy Williams, Skeeter Davis, Tammy Wynette등 쟁쟁한 가수들이 불렀지만
원작자인 크리스토퍼슨을 비롯하여 리메이크한 모든 가수의 곡에서는 부활의 사랑해서를 떠올릴만한 멜로디가 전혀 없습니다.
그런데 어떤 이유에서인지는 모르겠지만 The Highwaymen이 연주한 Help me make it through the night의 편곡은 여타 Cover version들과는 확연한
차이를 보입니다.
The Highwaymen을 결성한 시기가 1985년이니 제가 음악에 심취했던 시절과는 동떨어진 시기이고 그러다 보니 자연 자주 듣지 못하여
기억 저 너머에 까마득하게 자리잡고 있어서 선뜻 기억이 나지 않았던 모양이지요.
어찌되었든, "The Highwaymen"의 "Help me make it through the nigh" 전주와 "밴드 부활"의 "사랑해서 사랑해서"의 멜로디가 내 귀에는 무척 흡사하게 들린다는 것이 무척이나 흥미로웠습니다.
( 오해 없기를 바랍니다.
음악을 통한 저의 개인적인 연상 기억에 대한 글이고 지극히 주관적인 생각일 뿐,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닙니다.
다른 사람들과 호환할 수 없는 아주 단순한 제 청각기관에 의존한 느낌이기에 이 글을 읽는 분들과는 공유할 수 없는 느낌이고, 공유될 수도 없는
감정이라는 점을 말입니다. )
참고로 The Highwaymen은 컨트리 음악의 거장들인 Johnny Cash, Waylon Jennings, Willie Nelson, 그리고 Kris Kristofferson을 구성원으로 하여
1985년부터 1995년까지 활동한 country music의 super group입니다.
Take the ribbon from your hair
Shake it loose and let it fall
Layin' soft against my skin
Like the shadows on the wall
Come and lay down by my side
Till the early mornin' light
All I'm takin' is your time
Help me make it through the night
I don't care who's right or wrong
I don't try to understand
Let the devil take tomorrow
Lord tonight I need a friend
Yesterday is dead and gone
And tomorrow's out of sight
And it's sad to be alone
Help me make it through the night
당신 머리의 리본을 떼어내세요
리본을 흔들어 느슨하게 해 흘러내리게해요
벽에 비친 그림자처럼
내게 살포시 누워 보세요
이리 와서 내 옆에 누우세요
이른아침 햇살이 비칠 때까지
내가 가진 것은(당신을 위한) 시간뿐
내가 이 밤을 지샐 수 있도록 도와주세요
누가 옳은지 그른지 개의치 않아요
이해하려고도 하지 않을거구요.
내일은 신경쓰지 말아요
오늘밤 난 친구가 필요해요
과거는 이미 흘러간지 오래고
미래는 알수가 없는거에요
홀로 있는 건 서글퍼요
밤이 지새도록 나와 있어줘요